취미생활/고양이 TNR 일지

길고양이 TNR 일지 <1호> 삼색이

미스캡틴 2021. 10. 26. 11:29

TNR을 시작하게 된 건 어느 날 갑자기였다.

친한 언니가 원래 중성화를 하는 캣맘이었는데 언니가 카톡에서 열심히 고양이들 이야기를 할 때

나는 다른 세상 이야기인 줄 알았지......내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길고양이 라니와 레이를 보면서

암컷은 꼭 중성화를 해줘야 한다는 언니의 조언을 얻어 중성화를 시작했다.

 

TNR 1호 삼색이는 당근에서 알게된 캣맘, 벼리님이 밥을 주는 아이였다.

캣맘의 아파트 단지에는 세모녀가 살고 있는데 이미 임신과 출산을 여러번 겪어 중성화가 시급한 아이들이었다.

과학은 잘 모르지만, 삼색이는 무조건 여자아이라서 항상 포획 1순위라고 한다.

우리는 세모녀가 있는 곳에 통덫을 설치하고서 차 뒤에 숨어서 지켜보며 30분을 기다렸는데

세모녀 중 첫째인 삼색이가 바로 덫에 걸렸다.

 

 

 

중성화 수술 후 병원에서 3일 입원하고 우리집으로 온 삼색이! 웰컴♡♡♡

수컷은 수술 후 최소  24시간, 암컷은 6일 정도가 지나고 방사하는 게 좋다고 한다.

구청 중성화는 수컷은 1일, 암컷은 3일 입원을 시켜주기 때문에 

수컷은 바로 방사하고 암컷은 추가로 3일 정도 집에서 케이지에 넣고 후케어를 해주는 게 좋다.

 

 

 

삼색이는 원래 활발한 아이였는지 후케어하는 동안 엄청 난리를 쳤다ㅜㅜ

하악질은 물론, 케이지 안에 넣어둔 박스들을 처참한 상태로 만들었고 심지어 바닥에 깔아둔 박스까지 찢어놨다.

길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갇혀 지내니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클 지 상상도 안되지만

1년에 3번이나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생명을 소모하는 일보다는 나을 거라 믿으며 돌봤다.

 

 

 

사료 채워주러 가면 박스 뒤에 숨어서 하악질 하고 빼꼼 내다보는ㅋㅋㅋㅋ

누가 너 잡아먹냐!!

 

삼색이 방사하는 날, 문 열자마자 얼마나 쏜살같이 도망가던지......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치타인 줄.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옆단지에서 잘 살고 있다.

내가 밥주는 아이는 아니지만 나의 첫 TNR 1호 삼색이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기를...